직장생활

회의를 위한 회의는 제발 그만

more happiness 2024. 5. 19. 20:22

사회 초년생, 회의를 하면 무슨 말인지 모를 외계어들이 오가는 것을 적기 바빴던 시절이 있었다.

 

회의가 끝나면 키보드를 붙들고 회의록을 쓰는 데에만 1시간을 소비

열심히 고민하며 회의록을 작성하고 회의 참석자와 유관 업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공유를 한다.

 

다음 회의 시간,

지난 번 정리 되었던 내용들은 잊혀지고 다시 새로운 논의를 시작한다. 

액션 아이템은 흰 바탕에 글씨로만 남아있고, 아무도 실행은 하지 않는다. 

의사결정을 했던 사항도 부침개 뒤집는 것보다 쉽다.

 

회의록을 왜 작성했던 것일까? 남들이 다 하니까? 상사가 적으라고 하니까?

아니 그보다 회의는 왜 하는 걸까?

 

사회 초년생을 지나 사수, 선임, 팀장 역할을 경험하며 느낀 회의에 대한 내용을 적어보려고 한다.

회의를 하기 전, 회의를 할 때, 회의를 하고 나서 세 가지로 구분해보았다.

 

 

회의를 하기 전,

회의의 목적과 안건을 명확히 하라.

 

다양한 회의를 참석하다보면 회의를 위한 회의를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인지, 아이데이션을 위한 회의인지, 특정 내용을 전파하기 위한 회의인지, 그 목적에 따라 회의의 방향은 크게 달라진다.

 

회의의 목적과 안건을 미리 공유만 해주더라도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회의는 참석하지 않는 다던지, 직접 관계는 없지만 유관 업무를 하는 직원도 참석을 한다던지 참석자의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회의를 참석하기 전에 해당 안건에 대해 참석자가 미리 생각을 하고 올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회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최소 하루 전 가능하면 일주일 전에는 회의 일정을 잡아라.

 

사회 초년생 때는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연차가 늘어가면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이다. 직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연차가 쌓이면서 실무만 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타부서와의 협업이나 미팅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글을 쓰고 있는 본인만해도 일주일에 15시간 이상씩을 회의에 할애하고 있다.

회의만 하다가 하루가 다 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의 업무도 놓치지 않고 진행하려면 일주일, 한 달, 분기 단위 스케쥴링은 필수다. "내일 또는 다음주에는 회의가 언제언제 있으니 이 시간은 쌓은 업무를 해야지!"라고 계획을 세웠는데, 아침에 갑자기 잠시 30분만 회의 하실까요?라고 하면 뒤에 계획들이 무너지게 된다. 회의를 요청하는 사람은 한 번의 순간이지만 참석하는 사람은 그게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으면 한다.

그리고 일주일 이전에 잡았던 회의는 회의 전일 또는 당일에 참석자들에게 리마인드 해준다면 최고의 주최자가 될 수 있다. 회의 일정은 본인이 잘 챙겨야 하겠지만 오래 전에 잡은 회의는 간혹 까먹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회의를 할 때는

회의에 대한 안건과 맥락을 간단히 설명하고 시작하자.

 

간혹 이미 상당히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회의를 참석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그 앞의 히스토리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앞뒤 생략하고 회의를 진행하면, 상당히 당황스럽다. 회의 내내 맥락을 쫒아가기 바쁘다. 회의를 주최하는 사람은 해당 회의 처음 참석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전에 간단히 안건과 맥락을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첫 회의를 진행할 때도 해당 된다.) 그래야 참석자 모두가 회의에 온전히 참여하고 삼천포로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회의 중에는 회의 안건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자.

 

회의를 하다보면 맥락에 벗어나는 안건에 대해 논의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제품의 BM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제품에 버그가 많아서 처리해야 한다던지 디자인이 개선 되어야 할 것 같다던지 하는 상황이다. 맥락에 맞다면 괜찮겠지만 주요 맥락과 벗어난다면 기록만 해두고 추후에 다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한 된 시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서 회의를 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관련이 없는 참석자들은 굳이 들을 이유가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주최자는 안건에 벗어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감히 제재를 하고 다른 회의를 통해 논의하자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요건만 간단히, 그리고 시간은 반드시 지키자.

 

회의를 할 때 습관적으로 늦게 참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겠지만 한두명의 지각으로 5분, 10분 지연 되면 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이 그만큼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개인뿐아니라 회사 차원에서도 많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게 된다.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고 안건을 벗어나는 이야기를 줄임으로써 회의 진행 시간도 정해진 시간만하는 것이 좋다. 정해진 시간보다 짧게 끝이나면 더 좋다. 그리고 간혹 아주 중요한 사안이 아님에도 회의실 문을 벌컥 열고 특정 참석자에게 본인의 용무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회의 중에 나온 주요 내용과 액션 아이템은 회의 말미에 랩업(Wrap-up) 하자.

 

"그거 다음주에 하기로 한거 아니에요?"

"그 기능은 이번 범위에서 빠진거 아니에요?"

회의 후에 액션 아이템을 확일할 때면 어쩜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할까.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말이다. 정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지만(사실은 지금도 이해가 안되지만) 각자 가지고 있는 도메인과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회의에 집중을 안하고 회의록도 제대로 안 읽는 사람들이 있...할말하않)

그렇기 때문에 회의를 마무리 하기 전에 꼭 한 번 랩업하는 것울 추천한다. 주요 의사결정은 무엇이었고, 누가 언제까지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위주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마무리 전에 회의 주요 내용 랩업 해보겠습니다. 크게 두 가지 내용이 있었습니다."

"BM은 월 구독 모델로 하기로 했고, 주요 경쟁사의 가격 테이블과 장단점 리스트업은 장대리님이 다음주 월요일까지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이견 있으신가요?"

이렇게 1차적으로 같은 내용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정리를 하고 문서로 정리하면 서로 다른 내용으로 이해하는 부분을 많이 줄일 수 있다. 물론 이래도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막을 수 없다..

 

회의를 하고 나서는,

 

회의에서 나왔던 주요 내용을 리캡(recapturing)하여 공유한다.

 

회의 내용을 리캡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회의가 회의로 끝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회의 내용을 문서로 남기고 이후에 어떤 액션 아이템을 진행해야 하는지 관리하기에 유용하다. 둘째, 회의에 참석한 사람 그리고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이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지고 동일한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가지지 않는 것이 속 편하다. (물론 내가 잘못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회의 말미에 랩업을 하고 회의가 끝나고나서는 내용을 간단히 리캡하여 공유한다. 

 

형식은 어느것이 좋다라는 공식은 없지만 아래 내용들은 꼭 포함시키기를 권장한다.

회의 안건 : 회의의 주요 안건을 파악하기 쉽게 작성한다. 어떤 내용의 회의인지 간단히 확인하면 내용을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회의 일시, 장소, 참석자 : 히스토리 관리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해당 회의 내용을 복기하기에도 유용하다. 단편적인 정보보다 언제 누가 어디에서 이런말을 했었지를 기억해내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다.

액션 아이템 : 해당 회의를 통해 도출 된 액션 아이템을 나열한다. 액션 아이템과 담당자 그리고 수행해야 할 일자를 함께 적어주면 좋다.

논의 내용 : 회의에서 논의 된 주요 내용을 작성한다. 참석자와 미참석자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작성하는 것을 권장한다.

 

테이큰, 액션 아이템을 끝까지 추격해라.

 

회의 때 나왔던 액션 아이템이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자. 위에 내용을 다 지키지 못하더라도 이것만 잘해도 반은 성공이다. 회의를 회의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액션 아이템을 추적하고 지켜지지 않은 아이템이 있으면 담당자에게 지속적으로 확인 요청을 해야한다. 필요하다면 추가 회의를 어레인지하여 액션 아이템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한다.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니어 분들께 도움이 될 것같은 내용으로 작성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데이션 또는 내용 전파를 위한 회의보다는 의사결정이 필요한 회의를 중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잘못된 부분이나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지 피드백 주세요.